화월재이 해리포터 AU-꽃










 닙에 가득찬 잉크가 후두둑, 쏟아졌다.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좌우로 움직이던 깃펜이 힘없이 양피지 위로 떨어진 것은 동시였다. 애써 한 숙제가 검게 번져 쓰지 못하게 되어버릴 때까지 화월은 넋을 놓고 눈동자를 돌리지 못했다. 노오란 시선의 끝엔 눈꽃을 닮은 하이얀 부엉이의 깃털이 얌전히 나무로 된 책상의 단면 위에 놓여 있었다. 결국 옷의 소맷단까지 잉크가 번지고 나서야 화월은 퍼뜩, 시선을 내렸다.


 “아, 이거 못쓰겠네.”


 벌써 여섯번째였다. 숙제를 망친 것이 세었던 횟수로만 여섯이라는 뜻이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숙제를 생각하며 아픈 머리를 감싸쥐었다. 넋을 놓고 바라보던 것까지 치면 아마 두 손을 다 꼽고도 모자랄 것이다. 이게 다 저놈의 깃털 때문이다. 애먼 깃털을 노려본 화월은 울음을 삼키며 새 양피지를 꺼내고 엎어진 잉크를 닦았다.


 하지만 여지껏 되지 않던 것이 몇 시간을 더 준다고 해서 될 리가 없었다. 숙제 한 번, 깃털 한 번, 닙에 잉크를 채우고 다시 깃털 한 번. 도무지 더 집중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화월은 새로 꺼낸 종이의 반도 채 채우지 못하고 펜을 내려놓았다. 아, 정말. 한탄 섞인 숨이 새어나왔다. 머그컵 가득 따라두었던 커피를 연거푸 들이키고, 늘어놓았던 짐을 정리해 제 침대로 타박타박 걸어갔다.


 “왜 벌써 와? 숙제 한다더니.”


 동급생의 질문을 손짓 몇 번으로 가볍게 넘기고 길게 허리를 뻗대며 엎드려 누웠다. 눈 앞에 둥둥 떠있던 깃털은 허공에서 한 바퀴를 돌더니 이내 베갯머리에 너울너울 떨어진다. 화월은 손가락으로 깃털 끝을 잡고는 빙글 돌려도 보고 가만히 내려다보기도 하며 눈을 깜빡였다. 앙 다문 입술 끝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기도 했다.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유리구두도 아니고, 깃털이 뭐야.


 괜시리 자리에 없는 이에게로 탓을 돌렸다. 하여간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 어줍잖게 아는 척을 했다가 마음만 심란해졌다. 함 재이. 와중에도 되뇌인 이름 석 자에 투덜거리던 속에서 열이 났다.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건지 알 도리가 없었다. 가면을 사이에 두고 마주쳤던 눈이 새카맣게 맑아서, 그게 이리도 기억에 남는 것일까. 아니면 혼혈인 주제에 썩 좋은 실력을 뽐내며 씨익 웃던 그 얼굴이 여즉 잊혀지지 않는 것일까. 울렁거리는 가슴께를 지긋이 누르며 속으로 열을 반대로 센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말처럼 진정하자고, 차분히 생각해보자며 길게 숨을 쉬었다.


 착 가라앉은 머릿속은 고장난 필름 마냥 같은 날의 영상을 돌리고 또 돌렸다. 가깝게 맞붙던 숨이라던가 퍽 향긋하던 체취 같은 것들을. 고 작은 깃털에서 꼭 사람의 체향이 나는 것만 같았다. 숙제도 망쳤는데 잠까지 설칠 순 없다며 깃털을 콱 쥐었다, 혹여라도 깃이 상했을까 슬그머니 펼쳐보는 양이 우스웠다. 마른 침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 사위가 검어진 시야에 붉게 파인 드레스가, 하이얀 깃털과 새카만 눈동자가 어른거렸다.

 뒤숭숭하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새벽녘이면 범람하던 감정의 파랑 또한 밤의 냉기와 함께 쓸려 내려갔다. 퀭한 눈을 부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또 잠을 내리 설치고 말았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펴자 옆 침대에서 다시금 말을 걸어왔다.


 “별일이네. 어제 일찍 들어왔잖아.”


 어려서부터 컨디션 관리를 중시하던 화월이었다. 아프거나 피곤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실리와 일의 효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어머니의 아래에서 늘 듣고 자란 말이기 때문이었다. 며칠간 깊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는 것을 알고있다는 듯 날아든 말이 정곡을 찔렀다. 화월은 괜히 큼큼 헛기침을 하며 어깨를 으쓱해보이고 말았다.


 “꿈자리가 사나워서.”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같은 사람과 같은 장면이 계속해서 나오는 꿈이라니, 여즉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잠에 푹 들 수 있는 마법약이라도 만들어줄까? 짐짓 걱정스런 말에 화월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하여간 슬리데린에 어울리지 않게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저렇게 순해 빠져서야. 투욱, 말을 흘리면서도 친우를 보는 눈에 일순 뜨끈한 감정이 서렸다. 시원한 물이면 돼. 말갛게 눈매를 휘어접는 웃음에는 쉬이 드러나지 않는 본심이 섞였다.








 퀴디치 경기가 곧이었다. 퀴디치 경기는 호그와트에서 매년 열리는 큰 연례행사 중 하나였다. 기숙사 대항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합날이 다가올 수록 기숙사끼리의 견제도 심해지는데, 개중에는 후플푸프의 실력 좋은 주전 수색꾼에 대한 이야기 또한 종종 화두에 올랐다. 화월은 눈에 띄게 소란스러워진 복도를 걸으며 들리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관심 없다는 듯, 무심하게 말을 넘기며 시선을 돌렸지만 익숙한 이름이 나올 때면 쫑긋 세운 귀 끝엔 늘 발갛게 물이 들어 있었다. 실력 하나는 좋다더라, 하면 입가가 간질간질 하다가도 혼혈이네 어쩌네 하는 소리가 들리면 지팡이를 쥔 손이 파르르 떨렸다. 우스운 일이었다. 뼈 끝까지 순혈주의인 저가 반응할 곳은 거기가 아니었다. 짝, 소리가 나게 제 뺨을 치곤 고개를 털었다. 생각보다 크게 난 소리에 옆에서 화들짝 놀라며 무슨 일이냐 묻는 말이 들렸다. 


 “야, 야, 서화월.”


 “어?”


 그제야 고개를 들자 무언가 건수를 잡았다는 눈빛의 지후가 시야에 들었다. 무슨 일인데. 히죽히죽 웃는 양을 보니 벌어지려던 입이 꾹 닫혔다. 찬과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렇게 비웃었었는데, 이제와 같은 명목으로 덜미를 잡힐 순 없었다. 일방통행이란게 이렇게 답답할 지 몰랐다. 천하의 김지후가 짝사랑이냐고 깔깔대던 과거의 제 목을 콱 쥐고 싶었다. 아니, 사랑이라니. 방금 사랑이라고 했나? 어림 없는 소리. 말도 안된다, 정말 말도 안,


 “뭐야, 왜 대답은 없고 혼자 그래. 진짜 어디 아파?”


 지후는 끙끙대며 머리를 쥐어뜯는 손을 잡아챘다. 뺨이며 귓불 따위가 싯붉게 익은 얼굴이 낯설었다. 근래에 화월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기숙사에 퍼진지 오래였다. 그래봐야 숙제가 많아져서 피곤해보이는 거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정도가 심했다. 지후는 영 이상하단 눈으로 화월을 봤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화월은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다시금 길게 몸을 빼고 앉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니 스스로도 제 마음의 의중을 알 수 없어 고민이었고, 둘러대자니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은 탓이었다. 슬리데린의 서화월이 후플푸프의 수색꾼을 응원한다니, 여간 이상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화월은 옆에서 툭툭 제 팔을 치는 지후를 무시한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혼자만 이러는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어째서 춤을 춘 건 두사람인데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잠을 설치는건 저 뿐이어야 하는 거냐고, 문득 억울한 기분이 울컥 올랐다.


 올해는 눈꽃이 언제쯤 피려나.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중에 여학생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어느덧 서늘해진 바람이 뺨을 스치는 11월이었다. 눈이 잔뜩 내리면 봄꽃 만큼이나 만개할 눈꽃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는 투였다. 아.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화월은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내젓다가도 작달만한 가능성을 그렸다. 꽃, 꽃이라. 그러고보니 퍽 꽃을 닮은 모양새였다. 단아한 백합이라던가, 하이얀 치자꽃 따위를 얽어 놓으면 당신을 닮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꽃이 피는 계절은 아니었으나 아무려면 어떠랴. 이러니저러니 해도 화월은 퍽 재능있는 마법사였다. 생각하는 머릿속 가득 꽃이 피었다. 또 겉으로 티가 나지 않고도 전할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마법 학교라면 응당 마법을 써야 하지 않을까. 일자로 곧은 입매에 매끄러운 호가 그려졌다. 





*



 재이는 시합을 앞두고 경기복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을 찾았다. 슬리데린 응원석에 앉은 노란 머리칼이 눈에 띈 탓이었을까.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던 긴장이 덜 풀렸는지 손 끝이 찼다. 손가락을 주무르며 문을 밀고 들어가는데, 전날 경기복을 갖다 놓을 땐 보지 못했던 것이 눈에 띄었다.


 조금 이른 호접란과 히아신스. 꽃에 대해 상세한 지식은 없었지만 재이가 기억하는 바로는 두어달은 더 있어야만 개화기였다. 종이 포장지를 묶은 녹색 리본에는 하이얀 백조 깃이 꽂혀 있었다. 노오란 경기복 위 온통 하얗고 분홍빛인 꽃다발이 퍽 시선을 끌었다. 행운이 날아든다,고. 언젠가 들었던 꽃말을 떠올린 재이는 익숙한 백조 털을 내려보며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얼굴을 그려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탈의실에 온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실력 좋은 순혈 마법사라는 명성이 자자한 노란 머리칼의 여자아이. 확증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어쩐지 너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호박색의 빛이 형형한 눈동자. 꽃을 닮은 얼굴.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춤사위. 세상의 모든 예쁜 것들을 갖다 붙이면 네가 될까. 문득, 머릿속 가득 그 얼굴이 떠올랐다. 두 뺨을 타고 후터분한 열이 오른건 동시였다.

 어쩐지 오늘 시합은 이길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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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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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색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단색으로 밑색을 깔아드리는 것 정도는 무료로 해드립니다.

* 순서 : 문의 -> 입금/입금 확인 -> 러프 -> 컨펌 -> 스케치 -> 컨펌 -> 펜선 따기 -> 스캔 -> 포토샵 -> 확인 -> 완성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케치 이후로는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또 스케치 후 50% 환불, 펜선 따기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하니 유의해주세요.)

* 사물, 동물 위주로 작업합니다. 사람의 경우 일부를 확대해서 그리는 것은 가능합니다. (ex: 눈부터 코까지, 뺨부터 입술까지, 이불 밖으로 나와있는 발, etc)

* 본계/1차계 트친 한정으로 오브제 하나당 1,000원씩 할인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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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A -작은 사이즈 오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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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A

작은 오브제

개당 3,000원

 

위부터 펜 드로잉/드로잉+밑색/드로잉+밑색

 

ㅂㄹㅈㅇ 브랜드 스토리북 일러스트


 

 

 

 

ㄷㅅ님 책 앰블럼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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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사이즈의 오브제

개당 6,000원

 

ㅎㅇㄹㅇㅇㅌ 회사 신년 카드 일러스트

ㅂㄹㅈㅇ 브랜드 스토리북 일러스트


(연습용 러프한 드로잉 입니다. 이것보다 깔끔하게 작업합니다.)

 

 

 

 

TYPE C 

큰 오브제 (표지로 신청할 시 +40,000)

개당 40,000원

 

 

(토끼: 40,000원 + 시계 2개: 40,000원 + 작은 시계에 체인 :12,000원 + 톱니 2개/시곗바늘 2개: 12,000)

 

ㅌㅂㄹ 리미티드 에디션 티 패키지 디자인

 

ㅅ님 표지 작업

ㅌㅍ님 표지 작업




[화월재이] 해리포터 AU





앤오님 설정


서화월- 슬리데린

몸이 유연해서 춤을 굉장히 잘 춘다. 별명은 파티의 여왕. 순수혈통 28가문 안에 드는 유서 깊은 가문의 늦은 외동딸로 굉장히 사랑받고 자랐다. 잘 하는 과목은 산술점과 약초학. 유독 마법약에 취약한데 그마저도 E에서 A 사이.

늦게 태어난 외동이라 안 되는게 없이 자랐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안 돼. 라는 말이 저 애랑은 눈도 마주치지 말아라. 같은 거라서 왜 안되는지에 대해 살짝 불만이 생겼을 것도 같고. 언제 한번쯤은 밖에서 재이 빗자루 타고 날아가는거 봤어도 좋고.

준이랑은 어린애들이 으레 그렇듯 예쁜 또래에 대한 동경도 없고 거의 가문 물려받을 애들이라 주변에서 치덕거리는걸 은근 귀찮아했는데 안 그러니까 불호보다는 나름 호감 쪽이었을 것 같다. 재이 빗자루 타는거 본 날에 슬쩍 여기에 너 말고 우리 또래 있냐고 물어보는걸로 건너서 아는 사이가 되지 않았을까.. 화월이 성격상 이것저것 귀첞을 정도로 엄청 물어본건 아니겠지만 준이는 중간에서 대충 눈치채도 그냥 둘이 얘기하지 어른들이 뭐라고 날 끼냐. 하면서도 나름 잘 얘기해주고 할 것 같고.


함재이- 후플푸프.

래번클로 출신이 수듀륙빽빽한 집안에서 후플푸프에 들어가서 가문이 난리가 났었다. 본인도 왜 휴플푸프인지는 모르겠다고. 아빠는 머글태생 마법사, 엄마는 순수혈통 마녀인 혼혈. 외할아버지랑 사촌동생과 함께 자랐다. 변신술에 재능이있다. 가장 점수가 좋은 과목은 비행술인만큼 2학년때부터 퀴디치 팀 주전 수색꾼으로 뛰었다. 마법의 역사 수업에서 유일하게 단 한번도 졸아본 적이 없는 인물. 덕분에 빈스 교수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있다. 그러나 성싱해서가 아니고 안 들어서 안 잔다.

재이 부모님의 결혼은 순수혈통 가문들 사이에서 꽤 이슈가 되었던 일이라 대부분 가문들이 암묵적으로 입에 올리지 않는 주제. 때문에 어릴 때부터 순혈 가문 파티에 참석은 했지만 은근히 겉돌았다. 정작 본인은 별 관심 없었을 것 같지만. 그 틈새에서 어른들 입방아에 별 관심이 없는 밀이랑 어쩌다 안면을 트고, 준보리가 친해지면서 넷이 자연스럽게 어울렸을 듯. 언젠가 어떤 파티에서 밝은 금발 여자애를 보는데, 어른들이 엄청 싸고 도는게 한 눈에 보일 정도라 알아서 자리를 피했는데 스치듯 본 웃는 얼굴이 흐린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가끔 그 애가 집에 오면 어른들이 못 나오게 방 안에만 있으라고 묶어둘 것 같은데 창문 밖에서 뒷모습이라던가 치맛자락 나폴거리면서 걷는 모습 종종 보면서 안 보이면 좀 심심할 정도였으면. 준이가 가끔 그 여자애 얘기 할 때면 아닌 척 열심히 들을 것 같다. 근데 이름은 물어본적이 없어서 서로 몰라도 좋고. 한창 활발하게 교류하던 터라 한 1년간 그랬을 것 같다. 일 때문에 저택을 비웠던 할아버지가 돌아오시고 가문 사람들이 재이한테 저랬다는걸 알고 노발대발하셔서 본가에 사람은 할아버지, 재이랑 준이, 이모. 이렇게 넷밖에 안 남을것같다. 원체 이모나 랄아버지가 바빠서 애들 정서에 안 좋을까봐 방계 친척들이 본가에 머무르는걸 허락했더니 이 사단이 났다고 혀 차시고. 친척들 없는건 상관 없는데 이제 그 여자애가 안 보여서 내심 창 밖 보는거 습관된 재이가 보고싶다. 가끔 준이 건너서 잘 지내냐고만 물어볼 듯. 왜 궁금한지는 자기도 몰라서 딱히 궁금해하는거 티낼 것 같지는 않다.

재이는 재이대로 잊고 살다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화월이를 볼 것 같다. 춤 추는 발끝 하나하나에 흐릿하게 나폴거리는 치맛자락이나 까만 메리제인 구두같은거 오버랩되고. 근데 누군지 기억을 잘 못 하다가 고개 돌리는데 웃는 얼굴에서 그 여자애 생각해내고.





여기서부터 개인설정+앤오님이랑 푼 썰.


1일 저녁 :

내리 깔은 눈

주변에서 소란스러운 공기, 말포이처럼 시비를 거는 쪽도 있고 눈치를 보는 애들도 있고 주변 애들한테 인사를 하는 애들고 있는데, 어디에도 끼지 않고 누구랑도 말 섞지 않은 채 조용히 눈 내리깔고 서있을 듯. 고고한 분위기. 아마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왠만큼은 교육받고 가지 않았을까.

눈치 없게 굴지 말아라, 다른 애들처럼 소란 떨지 말아라, 수선스럽게 굴지 말고 품위있고 교양있게 행동해라 등등등.

그래도 알아볼 치들은 알아보고 화월이 눈치보고 있지 않았을까.

순수혈통 가문 애들이라던지, 슬리데린에 갈거라고 미리부터 확신하는 애들은 특히.


기숙사 배정이 끝나고 연회가 시작되면 미리부터 얼굴을 익혔던 애들이랑만 간간히 인사하고 말 걸고 할 거 같다. 그래도 기본 성격 자체가 워낙 오지랖도 넓고 밝은 편이라 근질근질 하지 않았을까. 지후네 집안이랑은 기본 설정 그대로 끌어와서 가깝고 친한 가문이라 지후랑도 어릴 적부터 자주 만나던 사이였으면. 분위기 잡고 있다가 지후 다가오니까 그제서야 풀어져도 좋다. 둘이서는 어릴 적에 둘만 있을 때 굴듯이 긴장 풀고 막 대하고 장난도 치는데 그것도 주변에서 보기엔 그들만의 리그였으면. 

여튼 적당히 알던 얼굴들이랑 같이 다니게 되고, 지후랑 친한 선배들이랑 안면 트고 하면서 그럭저럭 있는 집 자제들끼리 모이게 되지 않을까.


학교 적응은 가문이 가문이다보니 잘 할 듯. 본인 자체도 긴장하거나 적응력이 떨어지는 편이 아니고, 붙임성도 좋다보니 곧잘 지낼 거 같다.

먼저 말을 거는 애들한테는 살갑게 웃어주나 명확하게 선을 긋고 그 이상 침범할 때에는 눈부터 웃지 않음. 이따금씩, 학기 초에 멋모르고 도를 지나치는 동급생에게는 여왕님 같은 표정을 지어주지 않을까(...) 얼음이 뚝뚝 떨어질 만큼 싸해졌으면. 


그리고 할로윈데이. 프롬파티 같은 큰 파티가 아닌 연례행사처럼 있는 연회 때에도 뭔가 있을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영화에서는 못봤지만 파티장이라던가... 춤을 출 수 있는 시간이라던가 있지 않을까... 처음 빛을 발한건 개인적으로 여기였으면 좋겠는(...) 퀴디치 시합 전이고 화려하고 이목을 끄는 외모와 춤사위에 재이 눈에 한 번쯤은 들고 갔으면 좋겠다.


대망의 퀴디치 경기 시즌~ 아무래도 신입생이고, 비행술에 능하긴 하지만 아주 베스트는 아니라 선발팀은 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슬리데린 내 유명인사 답게 교내 모든 행사에는 관심 맥스였으면 좋겠다. 후플푸프 대 슬리데린. 지후랑 2살 차이니까 딱 지후의 마지막 퀴디치 주전 시즌. 재이는 화월이랑 한 학년 차이이니 퀴디치 주전 첫 시즌. 지후를 응원할 셈으로 맨 앞 줄에 서서 응원을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머리의 상대팀 수색꾼이 눈에 밟히는거. 외모가 화려한 것도 아니고, 학교에 와서 처음 보는 선배인데 첨엔 오롯이 실력 만으로 눈에 들지 않았을까. 문득 호기심이 솟아서 주변 애들한테 물어보니 아, 저 선배 혼혈이잖아. 하는 대답 돌아와서 그대로 충격먹고.

이러나저러나 화월이 순혈주의인거 제가 참 좋아합니다 ^p^)<

혼혈이라니 거짓말이겠지...이러다 길 가다가 복도 같은 데에서 마주치면 자기도 모르게 숨거나 피하고 어라, 내가 왜? 싶어하는거.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찾아야 하잖아요 *^^*? 이래저래 자기도 모르게 의식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고, 눈에 보여야 숨을 수 있으니 어느 순간부턴가 찾고 있고. 혼혈이란건 걸리지만 그래도 사람이 궁금한건 어쩔 수 없는거라, 열심히 자문 구하고 다니기도 하고. 찾을 수록 사람한테 빠지기 시작했으면.

이 과정에서 어릴 적 눈도 마주치지 말라던 검은 생머리의 여자애를 기억해냄. 익숙한 눈매가 떠오르고, 준이한테 넌지시 물어보는 것도 이쯤일 거 같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파티. 사실 처음 잡았던건 가문끼리의 연회->크리스마스 파티였는데 시간차가 너무 없어서 일단 크리스마스 파티로. 

이 때 처음 재이가 화월이를 봤으면. 화려하고 화려하고 화려한 화월이(...) 제대로 된 파티의 여왕 타이틀은 이 때 붙지 않았을까ㅋㅋ

람님 설정 갖고와서, 재이는 화월이 의식한 후부터 대놓고 뭐하는 앤지 알아보거나 하는데 가만히 있어도 들리는게 화월이 소식이라 내가 이제까지 얘를 왜 몰랐지, 하는거 보고싶다.

여기서 나오는게 커미션 넣었던 재이 파티복 ^p^)9 사실 크리스마스 때 만찬이고 파티는 못본 걸로 기억하는데 그냥 제가 넣고싶어요... 없으면 연중 프롬 같은 거라도 해줘 mm) 튼 이게 12월-1월 이 사이의 일!


그리고 가문 연회날. 8월 즈음, 여름방학 중에 가문 연회가 있었으면.

이건 전에 람님이랑 잡았던 설정대로 가장무도회~ 어른들은 많지 않고 친하거나 가까이 지내는 가문끼리의 애들만 복작하게 모인 파티. 암묵적으로 호그와트 개학 전 학생들끼리 지내는 파티 같은 거여도 좋다.

공작깃, 백조, 등등 온갖 화려한 깃털에 반짝이를 묻힌 가면의 화월이랑 새하얀 부엉이 털이 하나 장식되어 있는 재이 가면.

화월이는 사실상 그냥 딱 들어가면 서화월이다 싶을 듯ㅋㅋ 다만 재이는 워낙 이런데에 참여를 안하는 편이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준이랑 밀이가 있다면 그 둘 정도...? 밀이네 가문은 모르겠지만 준이네는 참여했을 거 같다.

튼, 와중에도 학기 내내 서로를 죽어라 관찰한 둘은 단번에 알아볼 것. 재이가 정장, 화월이가 붉은색과 검은색의 허벅지를 반 조금 넘게 덮는 드레스였으면.

재이가 먼저 가서 춤 신청을 하는데, 재이를 찾던 화월이의 시선이 공중에서 어지럽게 맞붙으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매력적으로 웃으며 재이 손 맞잡아라. 중간부터는 주변에서도 다들 춤을 멈추고 그 쪽을 볼 만큼 화려한데 절제된 춤을 췄으면. 화월이야 워낙 주변에서 눈여겨 보고 있다지만 재이에 대한 정보는 제로에 가까워서, 다들 상대가 누군지에 대해 수군거리고. 마지막에 화월이가 재이 가면의 깃털에 가볍게 입맞췄으면 좋겠다.

그리고 바로 파트너가 바뀌고, 재이는 소리없이 스테이지에서 순간이동으로 물러났으면. 파티 끝나면 홀연히 사라지고. 화월이는 뒤늦게 재이를 찾으려고 뛰어 나가는데 거기엔 가면에 붙어있던 하얀 깃털만 남았으면.


그리고 다시 크리스마스 파티. 이 때에는 대놓고 맞관 삽질 -ing. 서로 맞사랑 하는거 준이나 지후나 튼 주변 인물들은 거의 다 낌새 눈치챌 무렵. 이 때에는 가장 무도회 때처럼 대놓고는 춤 못 추고 이따금씩 눈이 마주치면 양쪽 다 화들짝 놀라며 피하는 정도. 적당히 달달한 분위기 였으면.


대망의 발렌타인데이. 

일단 신년에, 화월이한테로 선물이 잔뜩 들이닥치는 가운데에 익명의 선물 도착. 개인적으로 브로치였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팬던트라던가... 다음 파티 때 그거 하고 갔으면 좋겠다. 튼, 화월이는 가문도 가문이고 슬데 내에서도 많이들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는 애라 선물에 자기가 보내는 거란걸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것들(흔하게는 이름, 가문 문양 등등)이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부지기수 였고, 선물을 받은 다음 날에 화월이가 가서 아는 척을 하면 그 애는 그게 뭐라도 된다는 양 자랑하고 다니는 일도 많았기 때문에 익명의 선물이 굉장히 낯설 것. 관심은 가고, 호기심도 따라붙고 와중에 근 일 년간 자기를 집요히 괴롭히던 후플푸프의 선배가 생각나서 이래저래 머리 싸멜 것이다.

결국 두근거리는 감정+도끼병 아니냐며 자책하는 것만 남긴 채 의문으로 남은 선물.

와중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발렌타인 데이 때. 신년에는 선물 전해주는 부엉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똑똑히 봤으면. 방과후 복도에 혼자 있을 때 왔다던가 해서 그대로 따라가주면 베스트. 고급스럽게 포장된 초콜릿이 왔는데 보내는 이를 보니 익명이라, 멍하게 있다 그 위로 나폴나폴 부엉이 깃털 하나 떨어졌으면 좋겠다. 익숙한 깃털 모양에(가장 무도회 때 재이 가면 위 깃털) 눈을 몇 번이고 부비다 놓칠 새라 부엉이를 따라갔으면.

모퉁이를 돌아 간 자리에는 재이가 있고.

사실 눈이 내릴 시기는 아닌데 그 때 유난히 추위가 덜 가신 봄이었어서, 가늘게 떨어지던 빗방울이 눈으로 바뀌었으면.

람님 설정 갖고와서(mm) 급히 뛰어 오느라 평소의 말끔한 모습과는 다르게 잔뜩 흐트러진 망토며 넥타이, 상기된 얼굴, 머리카락에 맺힌 눈송이, 아직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빛나는 나무 장식들 너머로 흩날리는 눈발. 그 사이에 금발 사라락 흐트러지고.

화월이는 그저 그토록 그리고 또 그리던 익숙한 상이 망막에 맺혀서 잔뜩 상기된 얼굴이 벌겋게 물들 것. 당황한 눈 가득히 담긴 금빛 제 잔상이라던가, 서로 벙 쪄서 보는 와중에도 서로가 예뻐서, 아직 채 자각하지 못한 덜 자란 감정이 벅차서 과부하에 걸린 사람 마냥 멍할 것.

둘 다 넋 놓고 있다가 먼저 퍼뜩 정신 차린 재이가 도망치려고 하니까 화월이가 그대로 소환마법으로 불러서 준비했던 초콜릿 품 안 가득 안겨주고 먼저 사라졌으면. 여기서 재이 완전 벙 쪄서 머리에 눈 쌓이도록 가만히 있다가 길 가던 찬이나 밀이가 등짝 퍽 치면서(리들리들) 멍하게 기숙사로 걸음 옮기고. 도착해서야 ?????? 뭐지???? 하다 일단 착생 위에 올려놓고 초콜릿에 보관 마법 걸은 후에야 아, 진짜 예쁘다... 하는거. <내 앤캐 우주 최고 귀여움;;;;;;

화월이는 화월이데로 재이가 줬던 거나 재이일 거라고 생각하고 모아뒀던 (eg.하얀 깃털, 신년 선물, etc) 장식장에 오늘 받은 초콜릿 얹어 놓고 가만히 있다 그제서야 뺨부터 귀 끝까지 빨개져서는 얼굴 양 손에 폭 묻고 발 동동 구르는거.


그러고도 이어진 건 조금 후의 이야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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